등산, 트레킹

통도사 13암자길

최이랑 2014. 5. 7. 19:26

 

 

2014년 사월 초파일을 맞아

30년지기 회사 친구 부부와 양산 통도사 13암자길을 다녀 왔다.

 

통도사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 자락에 있으며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 삼보사찰

통도사 :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불보(佛寶)사찰

해인사 : 부처님의 말씀(法)인 팔만대장경을 간직하고 있는 법보(法寶)사찰

송광사 : 보조국사 이래 열여섯 명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僧寶)사찰

 

* 적멸보궁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으로

예불을 올릴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해 두고

법당 바깥에 사리를 모신 탑이나 계단()을 설치한다.
우리나라 오대 적멸보궁은 다음과 같다.

 

① 강원도 인제의 설악산 봉정암의 적멸보궁

② 경남 양산 통도사의 적멸보궁

③ 강원도 평창 오대산 중대 상원사의 적멸보궁

④ 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의 적멸보궁

⑤ 강원도 정선의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

 

'통도사 13 암자길'이란 말과, '통도사 13암자 순례길', '통도사 암자길' 이란 말' 등을 쓰는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그 근거를 찾아 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통도사 홈페이지를 보면 암자가 모두 17개 있으나

두 곳은 울타리 밖에 위치하여 모두 15곳이 있으므로 15암자가 되어 할 것 같은데

13암자로 부르는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컨데

일반적으로 출입이 쉽지 않은 백운암과 금수암을 제외하여

13암자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나

이런 숫자를 붙이기 보다는 '통도사 암자길'로 부르는게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가이드는 오늘은 행사가 있으니

통도사부터 먼저 둘러보라 하였으나

우리는 암자 모두를 둘러 볼 생각으로 가이드말을 듣지 않고

보타암부터 시작하여 왼쪽에 있는 암자부터 탐방하기로 하였다.

 

탐방순서는

1. 보타암, 2. 취운암, 3. 서운암, 4. 옥련암, 5. 백련암, 6. 사명암, 7. 수도암, 8. 안양암

그리고 9. 자장암, 10. 서축암, 11. 비로암, 12. 극락암, 13. 반야암 의 순서로 탐방하고

마지막으로 통도사를 탐방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계획까지는 좋았다.

 

무풍한송길

 

주차장으로 향하는 시내도로가 정체되어 정문 800m전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였다.

매표소부터 통도사 입구까지 약 1.6m는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로

차도와 인도를 분리하여 인도구간은 걷기 좋게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무풍한송길'이라 부른다.

그러나 암자 가는 길은 모두 차도인 아스팔트길이라 걷기가 좀 불편하다.

 

 

1. 보타암

무풍한송길을 따라 오르다가 통도사 입구에서

좌측편 차도를 따라 오르다보면 좌측편에 첫번째 암자 보타암이 나온다.

보타암은 통도사 경내의 유일한 비구니 사찰이라 한다.

(입구 주차장에서 약 30여분 소요)

 

 

 

 

보타암 정문을 들어서니 빨간 단풍나무가 반긴다.

초파일을 맞아 연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여기서부터 먹을 게 생기니 오늘 갈 길의 험난함을 예고한다.

 

2. 취운암

서둘러 보타암을 빠져나와 차도로 약 5분 걷다보니

오른편에 취운암이 보인다.

 

 

취운암의 연등이 곱다

 

3. 서운암

취운암에서 다시 차도로 나와 5분 걷다보면 첫번째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방향으로 직진하여 약간의 비탈길을 오르다보면

두번째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서운암, 오른쪽으로 가면 백련암 등의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서운암이 나온다.

 

서운암은 삼천불을 모시고 있다

 

서운암에는 많은 장독이 있는데

주지스님이 직접 개발한 한약재를 첨가한 전통기법으로 담근 된장이 유명하다고 한다.

 

매발톱

 

그리고 서운암은 주변에 많은 야생화를 길러 볼거리를 제공하며

매년 4월에는 들꽃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금낭화

 

 

붓꽃

 

이팝나무꽃

 

 

 

 

야생화를 둘러본다고 이곳에서 30분 이상 머물렀다.

 

4. 옥련암

서운암에서 왔던 길로 하산하면서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옥련암, 백련암, 사명암으로 가는 길인데

먼저 가장 멀리 있는 옥련암으로 간다.

(서운암에서 약 20여분 소요)

 

옥련암의 대문 역할을 하는 두 그루 소나무가 멋스럽다.

 

경내에는 대웅전인 ‘큰 빛의 집’이란 편액이 있는데

내가 보는 절의 편액 중 한글로 쓰여진 건 처음이다.

큰 빛의 집에는 비로자나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 1,250 아라한 등이 봉안되어 있다.

 

신도들이 직접 만들었을 등이 화려하다.

 

경내에 가지 많은 소나무가 있고

불두화라 불리는 수국이 아름답다.

 

이곳에서 벌써 점심을 먹는다

나는 밥이 맛있다는 수도암에서 식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아줌마들이 먹고 또 먹자 한다.

가는 곳마다 밥이랑,떡이랑 먹을 게 너무 많아 오늘 일정의

위태로움이 다시 느껴지는데...

 

5. 백련암

표지판은 백련정사로 표시된것 같다.

 

옥련암에서 조금 내려오면 백련암 가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좁은 숲길을 따라 올라 가는데 내려오는 사람을 만났다.

옥련암에서 온다하니 옥련암에서 옆길로 오면 된다한다. (괜한 생고생)

(옥련암에서 약 15분 소요)

 

 

등 만들기 체험장의 실내에 걸려 있는 이 아름답다

 

커다란 은행나무

왔던 길이 아닌 차도로 하산한다.

 

6. 사명암

백련암에서 약 10여분 내려와서 사명암으로 간다.

가는 곳마다 특색있게 정말 잘 꾸며져 있다.

사명암은 정문에서 계단을 올라서면 연못이 있고 정문 양옆에 멋진 정자가 있다.

 

사명대사가 이곳에 모옥을 짓고 수도하면서

통도사의 금강계단 불사리를 수호한 곳이라고 전한다

 

 

 

연못에는 성급한 수련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정문 계단을 오르면서 수국과 고운 단풍나무를 잡아본다

 

 

경내수제 등을 달아 놓았는데

빨간 단풍나무와 어우러져 더 아름답다.

 

수국의 탐스런 꽃망울

 

환경을 잘 꾸며 놓아 이것 저것 볼 것이 많은 절이다.

아마 오늘 찾은 암자 중 공간 배치와 각종 수목, 연못 등을 가장 잘 꾸며 놓은 것 같다.

 

7. 수도암

왔던 길로 하산하여 첫번째 삼거리에서 좌측편으로 돌아가면

우측편에 수도암이란 표지가 나온다.

이 표지를 따라 약간의 내리막길을 가면

지금까지 암자는 모두 '절' 급이나 유일의 '암자다운 암자'가 나온다.

이곳이 수도암이다. (사명암에서 약 20여분 소요)

 

밥이 맛있다는데 그냥 갈 리 없는 아줌마들!!!

밥에, 떡에 수박에

산꾼들의 로망?

도시락 짊어지고 다닐 필요도 없으니 오늘만 같아라? ㅋㅋㅋ

 

소나무가지가 자신의 몸을 끌어 안고 자란다.

 

8. 안양암

수도암에서 왔던 길로 나시 나와 오른쪽 차도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안양암 표지판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면 다시 내리막길이다.

(수도암에서 약 20여분 소요)

 

 

안양암 입구의 멋진 소나무와 씨름한다.

 

아마 어떤 이들이 구분한 암자길 1코스는 여기까지 인 것 같다.

안양암에서 다시 왔던 길로 올라와서 다시 차도로 들어선다.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

전방에 거대한 영축산이 나타난다.

 

이길을 따라 약 15분 더 가면 개울과 다리가 나오고 이곳을 건너면 작은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 가는 길이 통도사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오늘 목표는 '모두 다'이므로 계속 걷는다.

삼거리에서 다시 조금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좌측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늘 가야할 나머지 암자들이 있다.

 

9. 자장암

큰 차도에서 들어와서 약 200m 들어오면 첫번째 삼거리가 오는데

좌측으로 가면 자장암과 서축암

오른쪽으로 가면 극락암, 비로암, 반야암, 백운암이 있다.

먼저 자장암으로 간다.

자장암은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안양암에서 소요시간 40여분)

 

바위 위에 생명줄을 걸친 소나무(자장암 가는 길에서)

 

평지길을 걸어가다가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르면 산 중턱에 자장암이 있다.

이곳에서 바위속 굴에 금개구리(금와보살)가 있다하여

줄을 서서 15분을 기다렸는데

바로 앞에 올라간 와이프는 '봤다'하며 내려온다.

 

곧 이어 내 차례가 되어 들여다보니

지름 2cm도 안되는 깜깜한 구멍인데

그 안에 뭐가 있다는 거야?

와이프 왈, 앞에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고 내려 오길래

뒤에 줄 선 사람들을 위하여 그냥 '봤다' 했단다. ㅋㅋ

 

마애불

 

이곳은 떡이 맛있다는데

또 그냥 갈 수 없다네!

송편이 맛있다.

 

그런데 너무 시간을 허비하여 오늘 일정이 너무 위태롭다.

자장암에서 내려오면 초파일에만 운행한다는 셔틀버스를 타고

서축암으로 이동한다.

 

10. 서축암

서축암은 자장암 가는 도로변 우측에 보이는 암자로

자장암에서 도로로 약 7분 정도 소요된다.

 

 

 

열번째 서축암을 탐방하고 나오니 벌써 3시 8분이다.

오늘 산행종료시간이 4시 30분인데 통도사를 참배할려면

더 이상의 암자탐방은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아

아쉽지만 통도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11. 통도사

왔던 길로 되돌아 와서 통도사길로 하산한다.

통도사 본절까지 오는데 약 20여분 소요된다.

 

통도사 금강계단 광장과 경내 곳곳에는 아름다운 등이 가득하다.

 

 

등의 종류도 여러가지

 

대웅전

금강게단과 함께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었다

 

통도사의 상징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

 

어마어마한 크기의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탑을 안치하였다.

금강계단에 도착하니 신발 주머니를 준다.

옛날 왔을 때는 그냥 올라간 것 같은데 신발을 벗고 참배한다.

 

 

통도사옆 곡선이 아름다운 다리

 

아래쪽에서 보고

 

연꽃무늬 돌다리를 밟고 건너서도 본다,

 

 

오늘 찾아 본 암자들이 너무 좋아 다음에 또 찾기 위해 통도사 13암자길 지도를 만들어 본다.

오늘 탐방하지 못한 11.극락암, 12.비로암, 13.반야암, 그리고 백운암까지

다음에 다시 찾을 것이라 하며 지도를 만든다.

(번호는 탐방순서로 적합할 것 같은 순서에 따라 임의로 붙인 것임)

 

그리고 시간지도를 같이 만들어 본다.(도착시간~출발시간)

영축산문 출발, 1. 보타암(00:33~00:38), 2. 취운암(00:43~00:47), 3. 서운암(01:03~01:36),

4. 옥련암(02:00~02:27), 5. 백련암(02:43~02:50), 6. 사명암(03:00~03:17), 7. 수도암(03:40~03:52)

8. 안양암(04:10~04:20), 9. 자장암(04:55~05:15), 10. 서축암(05:28~05:38)

마지막 통도사(06:00~06:30), 영축산문 도착(07:00)

 

조금만 서두르고 초파일의 먹을거리 유혹(?)을 떨쳐 내면 충분히 탐방이 가능할 것 같다.ㅋㅋ

특히, 하산하고 보니 극락암의 경관이 가장 좋다하여 조금 아쉽지만

진짜 보물은 감춰 두어야

다음에 또 찾을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라며 스스로 위로한다.

 

오늘 GPS상 이동거리 17.4km로 지난 토요일 무등산 산행을 하여 조금 부담스런 거리이다.

소요시간은 7시간 00분으로 부여시간 7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였다.

이번 여행은 석가탄신일에 의미있는 여행이었다.